해외통신원 소식

홍콩 내 한국어의 미래는?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5.02.13

홍콩 내 한국어의 미래는?


지난 2022년 홍콩 시험평가국은 2025년부터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힌디어, 우르두어에 이어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드디어 2025년이 밝았다. 올해부터 홍콩 대학입학시험(DSE)에 한국어 시험이 정식 과목으로 도입된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엄마를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어를 배웠던 홍콩인 메기 웡은 올해 대학 입시에 응한다. 취미 삼아 배웠던 한국어 실력은 어느덧 토픽(TOPIK) 5급을 취득할 만큼 일취월장했다. 메기는 "재미로 시작했던 한국어가 대학 입시에 도움을 주는 과목이 될 것이라 상상을 못했었다."라며 "주위에 케이팝을 좋아하는 동생들 상당수는 한국어 능력이 출중해 추후 대학 입시에 잘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상황을 알려줬다.


홍콩 내 한국어 교육은 앞으로도 더 열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유력지 《South China Morning Post(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공립 중등학교는 다음 학년도부터 1~3학년 학생들에게 외국어 강좌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각 기관은 2년간의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 지원금 25만 홍콩달러(미화 약 3만 2,000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교육청은 이 보조금은 조건이 허락되는 경우 아랍어와 러시아어 외에도 한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우르두어 강좌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존 리 카추 행정장관은 정책 연설에서 "모든 공립 중등학교의 주니어 학생들에게 다른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교육 당국은 이번 계획이 학습 관심사와 역량을 개발하고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임을 밝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홍콩의 대학입학시험(DSE)에서 약 5만 5,700명 중 772명의 지원자가 중국어와 영어 이외의 언어 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76%와 12%는 각각 일본어와 한국어를 응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약 7%의 학생이 프랑스어를, 4%의 학생이 스페인어 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전체 응시자 중 한국어 응시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는 입시 도입 첫 단계이며 점차 한국어의 홍콩 내 입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의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홍콩한국국제학교 전경 - 출처: 홍콩한국국제학교(KIS) 홈페이지 >


홍콩에서 8년째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제이미는 "약 4~5년 전에 비하면 확실히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는 홍콩인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단지 드라마와 음악을 듣기 위해 취미로 시작했던 한국어를 유학 혹은 취업, 최근에는 대학입시로의 활용까지 이어지며 좀 더 심도 있게 한국어를 학습하는 홍콩인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어를 5년째 학습하고 있다고 밝힌 홍콩인 리키는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으며 한국이 전 세계 문화를 리드하는 글로벌 국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각종 한국 콘텐츠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한글을 알아야 된다는 생각도 늘어나고 있다. 주위 MZ 세대가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몰론이고 3040 젊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자녀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홍콩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식당, 각종 쇼핑몰 등에서 만나는 홍콩인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인사하는 모습을 자주 접했을 것이다. 한국은 최근 몇 년 새 좀 더 친밀하고 좀 더 인지도가 높은 국가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한국에 관심이 적던 이들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다양한 한국 관련 콘텐츠를 접하며 한국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한편 홍콩 MTR 사이완호(Sai Wan Ho)역 출구 안내에 '홍콩한국국제학교(KIS)' 이름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9개의 주요 노선으로 99개 역을 운영 중인 홍콩 MTR은 하루 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홍콩 대표 대중교통수단이다. 한 지역의 랜드마크가 지하철역명 혹은 출구 표시에 활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국제학교가 홍콩의 주요 지하철역에서 출구 안내로 이어진다는 부분은 꽤 의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이구(TAI KOO)와 사이완호는 한국국제학교가 자리 잡아 홍콩 내 한국 교민들이 오랜 기간 거주를 해온 장소다. 또한 각종 한국 관련 축제도 바로 이곳에서 열리며 홍콩에서 한국을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국제학교가 MTR을 바탕으로 홍콩인들에게 더욱 인지도를 높여가며 한국과 한국어의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2025년, 홍콩 내 한국어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South China Morning Post》 (2025. 1. 22). Hong Kong public secondary schools can offer foreign languages to younger pupils, https://www.scmp.com/news/hong-kong/education/article/3295802/hong-kong-public-secondary-schools-can-offer-foreign-languages-next-academic-year


- 홍콩한국국제학교(KIS) 홈페이지, https://www.kis.edu.hk/test/



성명 : 이성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홍콩)/홍콩 통신원]

약력 : North head seven star 마케팅 디렉터, HMW 대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