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팝업스토어 레스토랑이 떴다
한인타운의 웨스턴(Western) 길과 제임스 우드 블러버드(James Wood Blvd) 코너에 있던 '원산면옥'이 어느 날 사라졌다. 그리고 그곳에 신라면 팝업스토어가 들어서 있었다. 신라면의 상징인 '매울 신(新)' 옆에 '신라면의 집(House of Shin Ramyun)'이라는 상호가 저녁 시간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 아래에는 '농심의 팝업 레스토랑(the Pop-Up Restaurant by NONGSHIM)'이라는 설명도 이어진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갔더니 아마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 메뉴인 듯 '신라면(Shintag)', '툼바(Toombatag)' 두 가지가 쇼윈도를 도배하고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실내는 깨끗하고 밝았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5개의 테이블에 모두 한인들이 아닌 고객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주문을 할 수 있는 카운터가 준비돼 있었다. 똑같은 신라면을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의 메뉴가 마련돼 있었다. 구운 곱창, 콩나물, 파, 홍고추가 들어간 '해장라면(Sunday Champion)'을 시작으로 스팸, 소시지, 베이컨, 김치, 칠리빈, 양파, 파를 첨가한 '부대찌개라면(Soldier of Fortune)', 모듬해물, 양배추, 양파, 파, 씨푸드오일로 맛을 낸 '짬뽕라면(Summer Surfers)' 등 메뉴의 창조성과 함께 작명의 기발함에도 통신원은 감탄했다. LA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 고객들을 위한 '라틴 스파이시라면(Fiesta, Pico de Gallo)'는 라면에 토마토와 양파 실란트로를 얹었다. 신라면이 아닌 비빔면 형태의 툼바를 이용한 메뉴로는 '신라면 툼바(Spicy & Creamy Shin)'가 있다.
< 깨끗하고 밝은 신라면 팝업스토어 레스토랑의 실내 - 출처: 통신원 촬영 >
좌석에 앉은 비한인 고객들은 익숙한 젓가락질로 면을 호호 불어가며 먹고 있었다. 요즘 LA의 한식당에서는 아무리 저렴한 메뉴라도 20달러가 훌쩍 넘어가는데 이곳의 라면은 정말 착한 가격인 9.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모든 주문 메뉴에는 조리한 라면,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농심의 스낵, 그리고 물 한 병이 포함된다. 단돈 10달러(약 1만 4,000원)에 음료까지 해결할 수 있는 저녁식사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반가워할 식당이 아닐 수 없다.
식당 안의 젊은 여성 고객, 소피아 마우어(Maurur, 27세, 엔지니어 대학원생)는 '부대찌개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아주 맛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음식을 사진 찍어 동생에게 보냈는데 동생도 정말 맛있어 보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팝업스토어 레스토랑'이라는 간판을 보고 언젠가 와야지 하고 있었는데 오늘에야 오게 됐다면서, 10달러에 샐러드와 음료수까지 포함돼 언제든 부담없이 올 수 있는 곳으로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만 이곳에 온 이유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때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미 신라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 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라면 브랜드라는 것이다.
테이블 위에는 고추장 비네그레뜨(Gojujang Vinaigrette)와 미소 비네그레뜨(Miso Vinaigrette)가 놓여 있었다. 식성 따라 양배추 샐러드에 뿌려 먹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두 종류의 비네그레뜨를 맛보고 혹시 마음에 들었다면 이곳에서 해당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고추장 비네그레뜨와 미소 비네그레뜨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쪽 벽에는 신라면과 농심 로고가 찍힌 에코백, 티셔츠 등 굿즈도 갖춰놓아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한쪽 벽에는 LA의 명소인 할리우드사인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뉴욕 자유의 여신상까지 미국 주요 도시의 대표적 상징들을 그려놓았다. 그 중간중간 농심의 마스코트들을 그려 넣어 동화되고자 하는 문화와의 연결점을 찾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
< (좌)한쪽 벽에 진열된 신라면 상품 및 굿즈, (우)미국 주요 도시의 대표적 상징들을 담아낸 실내 벽화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