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요리 '박소(Bakso)'로 바라본 한국 어묵 진출 가능성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으로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유명한 국가다. 2017년 CNN에서 보도한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요리 50개' 1위로 인도네시아 요리인 '른당(Rendang)'이 뽑혔고 2위 역시 인도네시아 요리인 '나시고렝(Nasi Goreng)'이 선정됐다. 인도네시아에는 '른당'이나 '나시고렝'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가 존재한다. 그중 '박소(Bakso)'라는 요리가 인도네시아 대중과 전 세계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 인도네시아 요리 '박소(Bakso)' - 출처: 통신원 촬영 >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에서 운영하는 《Woderful Indonesia(원더풀 인도네시아)》는 '나시고렝'이나 '른당' 등 인도네시아 관광 중 꼭 먹어야 할 음식 12가지 중 하나로 '박소'를 추천했다. '박소'는 유명한 인도네시아 길거리 음식으로 '미트볼 수프(Meatball Soup)'으로도 불린다. 미트볼은 주로 소고기를 타피오카 가루와 함께 반죽해 동그랗게 만든다. 닭고기나 돼지고기, 생선, 새우 등으로 만들거나 치즈나 달걀을 섞어 넣기도 한다. 이외에도 숙주나물, 두부, 쌀국수 면, 샬롯 등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낸다.

인도네시아 대표 요리 중 하나인 '박소'를 통해 알 수 있듯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어묵을 많이 소비한다. 통계 분석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인도네시아 수산가공식품(Processed Fish & Seafood) 시장규모는 약 80억 달러(약 11조 2,000억 원)이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작성한 『2023 인도네시아 어묵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산가공식품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7.5%를 보이며 2027년 98억 달러(약 13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산 어묵 인기도 높아지면서 2022년 인도네시아는 전년대비 17% 증가한 17억 원(HS 코드 1604.20)에 이르는 어묵을 한국으로부터 수입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인도네시아의 대(對)한국 어묵 수입은 연평균 3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 자카르타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어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산 어묵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데다가 무슬림을 위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어묵은 기존 육류를 대체할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인식한다. 저열량, 고단백 식품으로서도 인기를 얻고 있어 길거리에서도 어묵은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한국 어묵 생산업체들은 이슬람 비중이 높은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할랄 인증을 취득하며 어묵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 어묵 기업 삼진어묵이 있다. 삼진어묵은 지난 2018년 8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위치한 복합 쇼핑몰 센트럴 파크 몰(Central Park Mall)에 삼진어묵(SAMJIN AMOOK) 매장을 열었다. 삼진어묵은 어묵뿐만 아니라 어묵을 활용한 튀김이나 어묵 꼬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어 현재는 인도네시아에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삼진어묵은 1953년부터 3대째 어묵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식품기업 해피컬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 삼진어묵 인도네시아 1호점 - 출처: 삼진어묵 홈페이지 >

한국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2024년 인도네시아 식품 시장 수출 가이드』에 따르면 앞으로 인도네시아 식품 소비자들은 건강과 영양을 중시하는 제품 위주로 소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네시아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식품 첨가물, 화학조미료(MSG), 지방, 설탕, 방부제 등 식품 성분을 고려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 변화에 따라 건강을 고려한 한국산 어묵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24년 인도네시아 식품 시장 수출 가이드』는 무궁화유통(PT.Koin Bumi), 리브라푸드서비스(CV Libra Food Service), 수칸다자야(PT. Sukanda Djaya) 등 인도네시아 수입 및 유통업체 세 곳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국산 어묵이 갖는 강점은 '한국산 어묵 고유의 맛'과 '풍부한 영양소 함유량'을 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소비되는 어묵은 인도네시아 남부 수마트라 팔렘방 지역에서 생선과 타피오카로 만든 전통 어묵으로 단 한 종류만이 존재한다. 이에 비교적 다양한 맛을 내는 한국산 어묵이 그 자체로 강점을 가진다는 것이 유통업체의 의견이다. 또한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면서도 열량이 낮아 최근 건강한 식단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 7,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큰 시장 규모를 가진 국가다. 또한 무슬림 비율이 87%에 달해 전 세계 할랄시장의 11.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할랄시장이다(2020년 기준). 시장 규모와 할랄시장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한국산 어묵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건강과 맛을 갖춘 식품으로 무슬림 소비자층에 접근해나간다면 향후 글로벌 할랄시장에서도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CNN》 (2017. 7. 12). Your pick: World’s 50 best foods

https://edition.cnn.com/travel/article/world-best-foods-readers-choice/index.html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3). 「2023 인도네시아 어묵 보고서(시장분석형)」, https://www.kati.net/board/reportORpubilcationView.do?board_seq=98637&menu_dept2=49

- 한국무역협회. (2024). 「2024년 인도네시아 식품 시장 수출 가이드」, https://www.kita.net/board/overseasMarket/overseasMarketDetail.do;JSESSIONID_KITA=751D012A2BC5F9965CE504CB8E089C8F.Hyper?no=9745&boardType=1

- 삼진어묵 홈페이지, https://m.samjinfood.com/main/index.php

- 스태티스타(Statista), https://www.statista.com/outlook/cmo/food/fish-seafood/indonesia

- 《Wonderful Indonesia》 Don't leave Indonesia before You Get a Taste of These 12 Favorite Local Foods, https://www.indonesia.travel/gb/en/trip-ideas/don-t-leave-indonesia-before-you-get-a-taste-of-these-12-favorite-local-foods.html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작가, 번역가 저서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막스 하벨라르』 공동번역,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