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재스웨덴한국학교와 6년째 함께하고 있는 정다원 교사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6.26

[인터뷰] 재스웨덴한국학교와 6년째 함께하고 있는 정다원 교사


세종학당이 존재하지 않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스웨덴한국학교는 재외 동포, 입양 동포, 스웨덴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중한 기관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이 있는 재스웨덴한국학교는 그야말로 한인과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귀한 만남의 장이다. 통신원은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중 학교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현재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 중 6년이라는 가장 오랜 경력을 가진 정다원 교사가 인터뷰 대상자로 추천됐다. 동료 교사로서 학교에서 자주 마주치고 대화를 나눠보긴 했지만 그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깊게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었던 터라 이번 인터뷰는 아주 반가운 기회였다.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그답게, 정다원 교사의 깊은 경험과 생각이 담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웨덴에서 6년째 살고 있는 정다원입니다. 본 전공은 정치외교학이며 한국어교육학 학사학위와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8년 스웨덴으로 이주한 뒤 곧바로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해 재스웨덴한국학교는 제가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 몸담은 단체가 됐습니다.


< 정다원 교사 - 출처: 정다원 교사 제공 >


어떻게 스웨덴에 오시게 됐고, 어떤 계기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셨나요?

학부 전공이 정치외교학이라 오랫동안 북유럽 복지와 정치제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톡홀름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고, 스웨덴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다 보니 대학원 이외의 스웨덴 교육 현장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습니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부터 항상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했었는데 스웨덴에서도 제가 어떤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다가 마침 제가 가지고 있는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는 재스웨덴한국학교를 발견해 자원하게 됐습니다.


맡고 계신 학급과 학생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비모국어 일반인 대상 기초반 담임을 맡았고, 현재는 저와 몇 년 동안 공부한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함께하기 위해 중급반 학급을 맡고 있습니다. 보통 가을 학기에는 학생들이 15명 가까이 되는데 이번 봄 학기에는 8명의 학생들이 중급반에 등록했고, 한국 입양 동포도 있으나 대부분 학생들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통해 한국어를 접하게 된 학생들입니다.


< 수업 중인 정다원 교사 - 출처: 정다원 교사 제공 >


스웨덴 학습자들의 특징이 있을까요?

사실 저는 과외 등 한국에서의 강의 경력이 많은데요. 시험으로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것이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스웨덴 학생들은 시험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는 편이라 시험을 도입하면 출석률이 낮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또 성취 지향적 수업보다는 한국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회화 연습을 할 수 있는 수업을 선호합니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총 140분 중 10분씩 두 번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120분의 수업을 3교시로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 학기마다 학생 수준에 맞춰 교재를 선정하는데 숙제용으로 워크북과 직접 제작한 학습지도 필수입니다. 교재 내용에 맞춰 파워포인트를 제작해 1교시에는 주로 새로운 표현을 배우고 2교시에는 새로운 표현을 활용하여 발표를 하거나 글짓기를 합니다. 3교시에는 주로 특정 주제를 가지고 문화 수업을 하는 편인데 수업마다 학생들의 집중도 등을 고려해 수업의 순서를 바꾸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며 좋은 점이 있다면요?

한국어 수업 준비를 하며 학업이나 업무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서 수업 준비를 하면 상쾌한 기분으로 잠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민자로서 스웨덴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며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수업에 대한 욕심이 많은 교사인데 재스웨덴한국학교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이다 보니 제가 원하는 수업을 전부 펼치는 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토요일 수업은 특성상 결석하는 학생도 많은 편입니다. 수업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학교 공부 외에도 한국어를 자주 접하는 학생과, 수업에는 성실하게 임하지만 한국어 노출이 전혀 없는 학생, 출석률조차도 저조한 학생 간에 수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은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6년째 근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제가 맡은 반은 재스웨덴한국학교에서 편의상 성인반이라고 명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0대 학생들도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70대 학생을 가르친 적도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의 발랄함과 방학이 지난 후 키가 훌쩍 큰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연령대 높은 학생들의 진지한 수업 태도입니다. 연령대가 높은 50대~70대 학생들께서 어린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수업 분위기를 이끌어 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에피소드보다는 이처럼 학생들과 함께 하는 일상이 전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꽤 긴 시간 동안 재스웨덴한국학교와 함께 하셨는데요. 그동안 학교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재스웨덴한국학교에 오랜 기간 동안 근무하다 보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사실 '언제까지 계속 이곳에서 봉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고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점점 재스웨덴한국학교를 찾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한국어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학교 또한 교사 역량 계발을 통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많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 정다원 교사 - 출처: 정다원 교사 제공 >


앞으로의 계획이나 희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인터뷰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현재는 같은 학급 내에서도 학생 간 수준 차이가 큰 편인데 이 학생들을 아울러서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단기간의 흥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한국어 공부가 장기적인 습관이 되도록 돕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향후 재스웨덴한국학교를 찾는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국어를 통해 여러분의 목표를 찾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저의 노력만큼, 여러분의 열정도 기다립니다!




사진출처

- 정다원 교사 제공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연구원, 통번역사 전)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 스톡홀름대학교 국제비교교육학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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