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김혜영 감독의 데뷔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시드니영화제 초청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6.14

김혜영 감독의 데뷔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시드니영화제 초청


2024년 5월 말 한창 겨울을 향해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시드니의 날은 차갑다. 야외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실내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다. 6월에는 시드니영화제가 열린다. 올해 제71회를 맞이하는 시드니영화제는 오는 6월 5일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한국 영화로는 <외계+인 1부(Alienoid)>, <외계+인 2부(Alienoid Part.2)>,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It’s Okay)>, <장손(House of Seasons)> 총 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그중 지난 2월에 열린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정곰상을 수상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눈에 띈다. 수정곰상은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어린이 심사위원단이 뽑은 상이다.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인정받은 상으로 매우 뜻깊은 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국제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김혜영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포스터 - 출처: 시드니영화제, 김혜영 감독 제공 >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이번 제71회 시드니영화제에 초청된 소감이 있다면요?


시드니영화제 초청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고요. 영화를 상영하고 현지 관객들을 만날 생각에 긴장되면서도 매우 설레는 마음입니다. 2023년 호주에 거주하는 친구가 제게 "시드니영화제에 오면 참 좋겠다."는 말을 해 제가 "그러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꿈같은 이야기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꿈이 현실이 됐어요. 사실 아직도 약간 꿈인 것 같기도 해요.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엔 글을 쓰고 싶었어요. 중학생 때 '글에는 사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라는 문장을 보고 '우와! 정말 그런 것 같아.'라고 생각했어요. 평소에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일기를 쓰고 나면 기분이 가라앉고 편안해진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글을 쓰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던 중에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드라마 작가를 꿈꾸게 됐어요. 그러다가 대학 때 영화에 관심이 생겼어요. 할 일이 없을 때 혼자 극장에 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단순히 할 것이 없어 극장에 갔는데 약 2시간 동안 하나의 이야기를 만나고 어떤 사람들의 일생을 보고 그걸 본 제가 또 어떤 감정을 전달받고 느끼는 이런 모든 순간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화 시나리오를 써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져 현장을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이렇게 연출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 약국에서 위로를 받고 있는 주인공 인영의 모습 - 출처: 시드니영화제, 김혜영 감독 제공 >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성장 드라마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어쩌면 모든 이야기는 성장을 담고 있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한국 무용을 하는 고등학생의 성장 드라마를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그 속에 들어있는 작은 에피소드들은 여러 상상과 주변 사람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약사 캐릭터는 작품을 준비하던 중 얼굴에 뭐가 나고 감기에 걸려 자주 가던 약국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약을 기다리면서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던 중 '여기 앉아 하소연하고 위로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사님이 매우 친절하셨는데 그 친절한 목소리가 괜히 위로가 되더라고요. 위로라는 것이 시간을 정해서 필요한 게 아니다 보니 하루 종일 문이 열려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약이라는 것은 먹으면 몸이 좋아지기도 하고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그러잖아요. '위로는 결국 마음의 약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의 인영 역에 배우 이레를 섭외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인영의 캐릭터는 씩씩해 환한 빛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소 짓게 만들죠. 배우 이레가 가지고 있는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인영 캐릭터에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어요. 인영이가 표현해야 할 다양한 감정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도 필요했고요. 배우 이레는 그 나이대 배우 중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섭외를 요청했는데 바로 흔쾌히 하겠다고 해서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사실 모든 장면이 제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인데요. 무용 단원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했기에 무용 장면 촬영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서로 도와주면서 연습하고 촬영하는 모습이 고맙고 뭉클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단원들의 싸움이 있고 난 후 단장실 내 부모님들, 복도에 단원들이 서 있는 장면이에요. 각자의 엄마들이 딸들을 데려가는데 인영이만 혼자 걸어갑니다. 보호자가 없는 인영이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뒤에 설아가 나와 인영이를 찾아요. 이들의 관계를 미리 알려준 장면이기도 하고요.


<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데뷔한 김혜영 감독 - 출처: 시드니영화제, 김혜영 감독 제공 >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또한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떤 감독으로 기억에 남고 싶으신가요?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잖아요. 모두가 너무 열심히 살아가느라 치열해지고 서운해지고요. 스스로에게 조금은 관대해져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스스로에게, 친구에게, 주변인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떤 감독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저라는 감독보다 작품과 이야기가 기억에 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감독, 평범한 이야기를 울림 있게 전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정의 겹들을 쌓아 올려 관객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독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시작인 감독이라 저의 다음 작품을 궁금하게 생각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너무 많습니다. 배우 이병헌, 송중기와 작업을 해보고 싶고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도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너무 영광이죠. 제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캐릭터와 어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캐릭터와 어울린다는 개념은 이미지와 연기, 의외성 모두 포함이고요. 배우가 생각하는 캐릭터를 같이 이야기하는 작업도 즐겁습니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열정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한국 영화는 계속해서 좋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고요. 참여하는 배우, 스텝들이 정말 열심인 것 같아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작업에 열심인 거죠. 한국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 여러 장르적 선택과 표현들을 국제영화제에서 새롭게 봐주시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2024년 남은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촬영하고 있는 시리즈 촬영을 마무리하고 후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이후엔 논의하고 있는 다음 작품을 진행할 계획이고요. 시나리오 작업도 할 계획입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김혜영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이번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싶다는 감독의 마음이 전해졌다. 베를린영화제에서 미래 세대인 어린이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은 영화가 시드니영화제에서 어린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해진다. 데뷔작에 이어 차기작을 준비 중인 김혜영 감독의 작품 활동 역시 기대되는 바다.




사진출처

- 시드니영화제 제공

- 김혜영 감독 제공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