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말레이시아 최초의 수제맥주 양조장 1602 라이프 비어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1.11

수제맥주는 전 세계 맥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에서의 수제맥주 성장세도 가히 폭발적이다. 말레이시아에도 첫 수제맥주 양조장인 '1602 라이프 비어'가 설립돼 수제맥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1602 라이프 비어는 보르네오의 맥주와 맥주 문화를 알리고자 2020년 시작된 수제맥주 브랜드이다. 독일과 영국의 맥주 양조 방식을 활용한 5가지 종류의 맥주를 선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통신원은 1602 라이프 비어 웡킹웨이(YB Wong King Wei) 대표를 만나 브랜드 이야기부터 말레이시아 맥주시장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1602 라이프 비어 웡킹웨이 대표 - 출처: 통신원 촬영 >

< 1602 라이프 비어 웡킹웨이 대표 - 출처: 통신원 촬영 >


1602 라이프 비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수제맥주 양조장이자 보르네오 섬의 유일한 수제맥주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이름인 1602는 보르네오가 세계 지도에 처음 등장한 연도입니다. 보르네오는 네덜란드인 최초로 세계 일주에 나선 올리버 반 누르트(Olivier van Noort)의 항해 역사 기록에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올리버 반 누르트는 1598년 7월 2일 248명을 태운 4척의 함대를 이끌고 네덜란드 최초의 세계 일주 항해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항해 도중 많은 선원을 잃었습니다. 보르네오에 닿았던 1601년 1월 1일 기록을 보면 선원 100명만이 남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해 8월 26일 네덜란드로 돌아갈 때는 모리셔스(Mauritius) 배 한 척과 45명의 선원만이 남았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항해한다는 것에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그 덕에 보르네오가 들어간 세계 지도가 처음 제작됐습니다. 이는 개척자들이 죽음과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덕분이었습니다. 420년 전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 보르네오를 세상에 알린 것처럼 저희 보르네오 수제맥주도 전세계로 퍼져나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보르네오가 처음 등장한 세계지도 - 출처: 1602 라이프 비어 제공 >

< 보르네오가 처음 등장한 세계지도 - 출처: 1602 라이프 비어 제공 >


1602 라이프 비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1602 라이프 비어는 별도의 부재료를 넣지 않고 영국과 독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져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생맥주를 고집하는 이유도 위생적이고 신선한 상태의 맥주를 공급하기 위함입니다. 생맥주통을 개봉하면 하루 혹은 이틀 안에 다 비워야하기 때문에 신선한 맥주 맛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두가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선보이며 대중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됩니다. 고급 음식점만이 아니라 호커(hawker·길거리 음식점)에서 마시는 맥주를 따로 출시해 1잔당 8~9링깃(약 2,500원)에 내놓고 있습니다.

1602 라이프 비어의 맥주들을 소개해 주세요.
기본으로 라거(Larger), 페일에일(Pale Ale), 위트(Wheat), 정글 에일(Jungle Ale), 엑스트라 다크(Extra Dark)가 있습니다. 2020년에 허가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양조장을 운영한 것은 2021년 12월부터입니다. 아직은 맥주 종류가 적지만 앞으로 보르네오 섬의 문화를 반영하는 독특한 맥주를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다양한 빛을 뽐내는 수제맥주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양한 빛을 뽐내는 수제맥주 - 출처: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 수제맥주 시장은 어떠한가요?
수제맥주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수제 맥주를 판매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반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저희가 유일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수제맥주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해외 유학생들만이 수제맥주를 찾았다면 지금은 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 초기 단계이지만 한 번 수제맥주를 맛본 소비자들이 다양한 맥주를 원할 것이라 앞으로 수제맥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말레이시아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한 1602 라이프 비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 말레이시아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한 1602 라이프 비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1602 라이프 비어는 현재 보르네오에만 유통하고 있습니다. 향후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서말레이시아에도 유통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보르네오 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에 보르네오에 우선적으로 유통할 계획입니다. 사라왁 다음으로는 말레이시아 사바, 그리고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으로 판매처를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말레이반도 업체에서도 입점을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보르네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보르네오에서는 도심지만이 아니라 지역 곳곳에 1602 라이프 비어라는 브랜드를 유통시키려고 합니다. 도시가 아닌 외곽지역, 고급 음식점이 아닌 호커, 푸드코트, 편의점 등으로 유통망을 넓힐 예정입니다. 또한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맥주를 포장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려고 합니다.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수제맥주가 아니라 보르네오인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들고자 노력 중입니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도 수제맥주 제조법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주세가 높고 음주를 금기시하는 이슬람권 국가입니다. 양조장 허가를 받고 사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보르네오는 서말레이시아에 비하면 포용성이 보다 넓고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슬람권이 아닌 타문화에 배타적인 서말레이시아와 달리 보르네오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려하기에 사업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서말레이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면 맥주 제품명부터 유통, 마케팅 등 많은 부분에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1602 라이프 비어도 맥주와 즐길 수 있는 한국 음식을 소개할 계획이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판매처가 호커나 고급 음식점이었기에 양식이나 현지 음식을 주로 선보였습니다. 저희 브랜드의 주 소비층이 맥주에 간단한 안주를 선호하기에 최근 열린 독일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서도 서양식 및 현지식 안주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 비스트로와 함께 다양한 맥주에 맞는 한국 음식을 맛보는 행사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향후에는 더 많은 한국 식음료업체와 협업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1602 라이프 비어 제공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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