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취리히 중심가에서 한국을 알리는 '유미하나'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12.28

스위스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일본인, 그리고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취리히 중앙역 맞은편에 위치한 '유미하나(YUMIHANA)'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취리히 중앙역을 건너 반호프 스트라세(Bahnhof Strasse)에 들어서면 유명하고 럭셔리한 브랜드 매장들이 즐비해있고 매일 수많은 인파가 오고 간다. 이곳이 바로 취리히의 가장 큰 번화가이다. 이 번화가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유미하나(YUMIHANA)'라는 간판이 눈에 띄는데 이곳에서는 한국 화장품들과 문구를 찾아볼 수 있으며 50m 남짓한 곳에는 한국 식품 매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취리히 중심가에 위치한 '유미하나'와 근처에 위치한 식품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취리히 중심가에 위치한 '유미하나'와 근처에 위치한 식품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1990년대 후반부터 30여 년 가까이 그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유미하나'는 초반에는 한국 식품 위주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화장품과 문구류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점점 규모가 커져 이제는 두 매장으로 나누어 운영하며 2년 전부터는 온라인 샵과 바젤 시내에도 매장을 열었다. 지난 9월 통신원이 로잔의 한류페스티벌에서 만난 케이팝 팬들과 댄서들은 모두 '유미하나'를 언급하면서 그 애정을 전한 바 있다. 이번 12월 유미하나의 화장품 매장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2주간 고객들에게 감사 이벤트로 '개인 피부 맞춤' 행사를 진행한다. 통신원은 현재 유미하나의 화장품 매장을 관리하는 이경아 사장님을 인터뷰했다.


< 취리히 중심가에 위치한 한국 화장품 매장 '유미하나' 이경아 사장님과 직원 실비아(Silvia) - 출처: 통신원 촬영 >

< 취리히 중심가에 위치한 한국 화장품 매장 '유미하나' 이경아 사장님과 직원 실비아(Silvia) - 출처: 통신원 촬영 >


'유미하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좋은 맛'이라는 뜻을 가진 '유미하나'는 가족 회사입니다. 1980년대에 부모님께서 하시던 식품을 다루는 직수입 무역회사(K.Lee Trading GmbH)에서 출발했습니다. 당시 스위스 최초 한국 식품 직수입 무역회사로 스위스의 상점, 도매업체 그리고 식당에 물품을 공급했고 친분 있던 일본인들의 문의로 일본 식품들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워낙 친화력이 좋으시고 음식 하는 것을 좋아하셨기에 이곳 중심가에 한국 식당을 여셨는데 취리히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도 평판이 좋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한국 도자류 및 식품도 판매했고 몇 년 전부터는 한국 화장품과 문구 제품도 판매했습니다. 2020년는 바젤에 매장을 열었는데 기대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위스 이민 1세대로 알고 있습니다.
1971년 7살에 스위스로 이주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 많은 전쟁 고아들이 생기면서 스위스 아펜젤(Appenzell)의 트로겐(Trogen) 마을에 페스탈로찌 재단이 들어섰고 그들을 보살피기 위한 학교와 거주지들이 마련됐습니다. 1960년대에는 유럽의 전쟁 고아들이 성인이 됐고 당시 제3국의 전쟁 고아들을 받고 있었습니다. 한국 전쟁 고아 70여 명이 이곳에 오게 되면서 한국어를 가르칠 선생님을 찾았고 한국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던 저희 아버지 아는 분의 소개로 가족들이 모두 오게 됐습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한국 식품을 다루시면서 어떤 변화를 느끼시나요?
초창기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주요 고객층이었다면 지금은 스위스 현지인이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 미디어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직접 요리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저희 매장을 찾습니다. 간단한 요리 재료뿐만 아니라 철판, 돌솥, 밥솥 등도 많이 판매됩니다. 또한 저희 매장을 찾으시는 고객들은 한국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는 긍지를 가지고 방문해 주시고는 합니다.

한국 식품 이외에도 화장품, 문구 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연령대와 관심 분야 등 차이가 있나요?
식품은 남녀노소 고객층이 다양합니다. 화장품의 경우 젊은 여성층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나이가 있으신 여성분들은 지인을 통해 제품에 대한 만족평을 듣고 찾아오십니다. 문구 제품은 십 대 학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데 디자인이 깔끔하고 아기자기해 퀄리티가 좋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 취리히 중심가에 위치한 '유미하나'의 문구 매장과 식품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 취리히 중심가에 위치한 '유미하나'의 문구 매장과 식품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화장품을 다루게 된 계기와 운영 방식에 대해 알려주세요.
저희 가족은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데 2016년 방문 당시 십 대이던 딸들이 한국 화장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기에 스위스에도 소개해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추천을 받고 테스트를 거치면 스위스 에스테틱 업계에서 활동하시는 한국 코치님의 평가를 받아 고객들에게 선보입니다. 또한 매장에는 스위스 화장품 발몽(Valmont)에서 오랫동안 일하셨던 직원이 고객들에게 맞춤 상담으로 제품을 추천합니다. 스위스 분이 한국 화장품을 소개한다는 것이 생소할 수도 있으나 고객층이 대부분 현지인이기에 다양한 면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미하나'가 지닌 신조가 있나요?
저희는 고객들이 매장을 통해 한국 제품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다양하게 경험해 보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제품의 질 향상에 많은 비중을 두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이기에 앞서 고객들이 한국의 가치를 알아 갈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라셨고 저희는 이러한 마음을 여전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실 지난 2, 3년 동안 저희 기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바젤 중심가에 매장을 오픈했는데 기대보다도 더 많이 고객들이 매장을 찾고 있습니다. 또 화장품과 문구 매장을 취리히 번화가에 따로 열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유명하신 셰프님을 모셔 김치, 찌개류, 불고기 요리 등의 밀키트 제작 판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위스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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