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7일 13시 상하이시 우중루에 있는 한국상회 리빙홀에서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이하 '정음학교') 2022년 가을학기 수료식 및 장기자랑이 열렸다.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 2022년 가을학기 수료식의 단체 사진. 사진 제공: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많은 단체와 교육기관이 규모를 축소하거나 폐쇄해 왔지만, 정음학교는 지난 2022년의 가을학기부터 한민족의 새로운 집결지로 다시 태어난 상하이시 민항구 주팅 지역(闵行区九亭县)에 새롭게 캠퍼스를 오픈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갑자기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 등을 취소하면서 정음학교도 더 적극적으로 행사를 준비할 수 있었는데, 이번 행사에는 새 캠퍼스의 첫 번째 학생들을 포함해 학생 총 57명이 참가했고, 학부모 및 각계의 귀빈들이 성황리에 참가하는 수료식이 열릴 수 있었다.
정음학교가 코로나 시국에도 설립 2년 만에 제4학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행복하다는 류연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로 수료식이 시작되었다. 교장 선생님은 지난 가을학기의 의의를 설명하고,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지난 학기에 아이들의 학업 성취를 위해 최대한 오프라인 대면 수업을 위주로 수업을 진행해 주신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물심양면으로 도움과 성원을 아끼지 않은 후원자와 귀빈들에게도 인사했다.
다음으로 조홍선 상하이 총영사관 교육 영사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배우는 것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조상님들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가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일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말과 문화에 자부심을 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지금 조금씩 배우고 익히는 것은 앞으로 꿈을 실현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라며 정음학교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또 축복했다.
상하이 총영사관 조흥선 교육영사가 축사하고 있다.
2부 행사로 가을학기 학생들의 장기자랑 발표회가 열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우리말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반별로 준비한 노래, 무용, 동요낭송 등을 뽐내며 참석한 모든 관객에게 큰 웃음을 선물했다.
장기자랑은 여러 심사위원의 점수를 집계하여 수상했다. 다 함께 참여하고 다 함께 수상할 수 있어 더욱 풍성한 장기자랑이었다. 특히, 한글반 학생들의 낭독과 한국어 노래를 통해 우리말과 우리 문화에 대한 성취를 확인할 수 있어 모두가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거의 한족들만 사는 지역에서 나고 자라 평상시 한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무대에 올라 주말에 배운 우리말로 노래를 부르고 시를 낭송하는 것은, 자기가 나고 자란 조선족 집성지를 떠나 대도시 상하이에 자리 잡은 조선족 동포뿐 아니라 축하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각계의 한국인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이후, 정음학교는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중국조선족여성기업가협회 이송미 회장에게 감사패도 증정했다. 이송미 회장이 급한 용무로 참석하지 못해 중국조선족여성기업가협회 오해란 사무국장이 대신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3부 행사에서는 수료식이 있었다. 개근상, 성적우수상, 예절상 등이 상품과 함께 전달되어 수료식 참석자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 후 뜻깊은 행사를 마감하였다. 행사를 빛낸 귀빈들이 직접 수료증 및 상장을 수여하고 학생들을 격려해 주는 시간이었다.
수료증과 상장을 받은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선생님들과 임원진은 정음학교를 2023년 새 학기에도 우리 전통 민족문화를 잘 계승하는 배움의 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는 현재 2023년 봄학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5세 이상의 우리 민족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매주 토요일 상하이의 코리아타운 두 곳에서 오전반, 오후반으로 반별로 각각 15명씩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한편 지난 2021년 기준 약 170만 명 정도로 알려진 중국의 소수민족 조선족은 주로 중국의 동북 지역에 집결해 살아왔지만, 중국의 개혁개방과 더불어 일자리를 찾아 많은 사람이 상하이와 베이징 등의 대도시로 이주했다. 이에 따라 원래의 집성지였던 연변조선족자치구 등에서도 조선족학교가 학생 수 부족으로 문을 닫는 등 민족문화 계승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다행히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들은 상하이정음우리말학교 등을 통해 자녀들에게 우리말과 우리글을 조금이나마 가르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조선족들은 그마저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절실하다.
중국 오은석 상하이 백제어학원원장 중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