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오윤주 작가의 도서, 대만 번역문학에 진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1.18

최근 대만에서 한국의 여성주의 도서가 다양하게 출판되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중화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한 후 대만 내 여성주의 도서의 번역 및 출판이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소설과 에세이, 웹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여성주의 도서들이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대만에서도 한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가부장적 가족관,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직장과 육아의 병행 등 다양한 젠더 이슈를 전반적으로 다룬 『82년생 김지영』은 대만에 번역돼 소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를 통해서도 대만 관객들을 찾았다. 특히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출판됐을 당시 대만 내 언론들은 해당 도서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크게 반응했다. 일례로 대만의 언론사 《newslens(뉴스렌즈)》는 '대만에서도 여성을 향한 다양한 비하 표현이 존재한다.'며 '『82년생 김지영』이 주는 메시지는 대만 사회 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는 내용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후 한국의 여성주의 도서의 대만 내 번역 및 출판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데이트 폭력의 기록을 그려낸 이아리 작가의 웹툰 『다 이아리:』, 임신중절에서 폴리아모리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거주하는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풀어낸 홍승희 작가의 에세이 『붉은 선: 나의 섹슈얼리티 기록』 등 다양한 범주의 여성주의 도서들이 대만에 이미 소개됐다. 최근에는 오윤주 작가의 『네, 저 생리하는데요?(對, 我月經來了)』가 출판돼 눈길을 끌었다.


< 대만 서점의 여성주의 부스에 전시된 도서 '네, 저 생리하는데요(對, 我月經來了)' - 출처: 통신원 촬영 >

< 대만 서점의 여성주의 부스에 전시된 도서 '네, 저 생리하는데요(對, 我月經來了)' - 출처: 통신원 촬영 >

< 대만 서점의 여성주의 부스에 전시된 도서 '네, 저 생리하는데요(對, 我月經來了)' - 출처: 통신원 촬영 >


위 도서들은 『82년생 김지영』처럼 대만 내 수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번역문학 판매 순위 차트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던 도서들이 대만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대만의 유명 서점인 성품서점(Eslite)은 최근 여성주의 도서를 모아 매대를 마련했다. 오윤주 작가의 『네, 저 생리하는데요?』는 해당 매대의 중심부에 배치됐는데 이는 대만 내의 관심을 방증한다. 특히 대만의 최대 온라인 도서 판매 웹사이트인 북스닷컴(博客來)은 해당 도서에 대해 '한국 YES24에서 독자 평점 9.3점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은 책'이라고 소개했으며 구매 선착순 150명에게 기념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대만의 유명 도서 관련 인플루언서 또한 온라인상에서 해당 도서를 언급한 바 있다. 에디터 B(編笑編哭)는 『네, 저 생리하는데요?』를 읽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후기를 남겼다. 에디터 B는 한국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10회에서 여주인공의 친구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본 레스토랑 매니저가 그녀가 화를 내는 이유로 생리를 언급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네, 저 생리하는데요?』의 소개를 시작했다. 에디터 B는 생리가 여성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그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며 『네, 저 생리하는데요?』의 내용에 대한 공감을 표현했다. 또한 『네, 저생리하는데요?』는 비단 생리만을 논하는 도서가 아니라 자기 성찰과 몸의 변화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나아가 사회 문화와 심지어 국가 제도까지 성찰하기 위한 책이라고 평하며 책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대만 네티즌들은 에디터 B가 남긴 글에 '갱년기 또한 비슷한 오명을 덮어쓰고 있다(同樣飽受污名的還有更年期)'와 같은 공감 댓글을 남기며 의견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 대만 서점의 여성주의 부스 한 켠 - 출처: 통신원 촬영 >

< 대만 서점의 여성주의 부스 한 켠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은 대만 내 한국의 여성주의 도서가 증가하는 것을 바라보며 대만에서의 한국 콘텐츠 소비 양상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여성주의 도서가 대만에서의 연이어 출판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통신원이 강조하고 싶은 바는 대만 현지에서 한국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만은 한류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현지에서 접할 수 있는 한국 콘텐츠의 종류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이 전부일 정도로 그 범위가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대만에 소개되는 한국문화의 범위가 급속도로 다양화되면서 한국의 출판 콘텐츠 역시 확대됐다. 한국의 번역문학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만 현지 서점에서 여성주의 도서의 번역본까지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북스닷컴(博客來) 홈페이지, 

  https://www.books.com.tw/products/0010942921

- 에디터 B(編笑編哭) 페이스북 계정(@B編),    https://www.facebook.com/editorcryandlaugh?mibextid=ZbWKwL

-《newslens》(2019. 12. 6). 《82年生的金智英》: 女性主義從來不是對男性的戰爭, https://www.thenewslens.com/article/128272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전) EY(한영회계법인) Senior 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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