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한류와 말레이시아 전통문화의 상생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1.12

말레이시아는 올해도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관과 손잡고 문화 보전을 위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1월 4일 말레이시아클란탄대학교에서 열린 르바나 크칭(Rebana Kercing) 보전 행사에서 브라이언 맥피터(Brian McFeeters)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는 문화 보전을 위한 대사기금(U.S Ambassadors Fund for Cultural Preservation, AFCP) 성과를 공유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2001년 설립된 AFCP는 미국이 문화유산의 보호 및 관리을 위해 마련한 기금으로 전 세계 미국대사관을 통해 현재까지 약 130여 개 국가에 전달했다. 그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총 110만 링깃(약 3억 2,000만 원)을 지원 받았다.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관은 2001년 말레이시아 동부 클란탄 지역의 전통공연예술인 르바나 크칭 연구, 전통공연인 와양쿨릿(Wayang Kulit)과 전통춤인 메노라(Menora)의 보전을 시작으로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관은 르바나 크칭의 가치를 평가해 20년 넘게 보전과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르바나 크칭의 기원은 약 200년 전 페르시아에서 클란탄으로 건너온 아랍 상인들이 즐기던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클란탄은 아랍 상인들이 항해 도중 휴식을 취했던 지역이기에 페르시아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르바나 크칭은 과거 말레이시아의 무역 역사와 이슬람 요소가 담긴 예술공연이기에 지금도 무슬림 결혼식과 연례행사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관이 지원하는 와양쿨릿(Wayang Kulit)과 메노라(Menora)도 말레이시아의 전통예술이자 문화유산이다. 와양쿨릿은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해 말레이시아에 전파된 그림자 인형극으로 말레이시아인들은 와양쿨릿을 공연하며 마을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했다. 메노라는 태국과 경계를 맞닿고 있어 태국의 지배를 받았던 클란탄, 파항, 뜨렝가누 지역의 전통예술이다.


< 현지 언론은 미국의 문화 보전을 위한 대사기금을 조명했다 - 출처: 'Malaysiakini' >

< 현지 언론은 미국의 문화 보전을 위한 대사기금을 조명했다 - 출처: 'Malaysiakini' >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관은 말레이시아의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문화유산의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노력을 이어 오고 있다. 현지 주요 언론은 미국대사관의 노력을 보도하며 문화유산에 깃든 역사적 가치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미국의 AFCP 지원책은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한류의 성공적인 성과와 한국의 문화산업 정책을 조명하고 한국과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에 현지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진흥 정책이 시의적절한 지원책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현지 언론은 한국으로부터 배워 전통문화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 출처: 'Utusan Malaysia' >

< 현지 언론은 한국으로부터 배워 전통문화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 출처: 'Utusan Malaysia' >


말레이시아 문화산업계에서는 전통문화의 상업화 필요성이 이슈로 대두되고 있으며 시장성을 위해 한국의 지원책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월 11일 현지 주요 언론인 《Utusan Malaysia》이 보도한 'Industri kreatif perlu lonjakan(문화산업은 대변혁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화산업 관계자들은 '말레이시아 전통극, 음악 등의 전통문화도 시장성을 갖춰야 한다.'며 '한국으로부터 배워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동안 보수적인 문화산업계에서는 일방향적인 한국문화 전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한류의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면서 전파 방식과 과정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 한류와 말레이시아의 전통문화를 접목해 양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화교류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전통 인형극인 와양쿨릿을 '스타워즈'로 재해석한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통 인형극인 와양쿨릿을 '스타워즈'로 재해석한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통 인형극인 와양쿨릿을 '스타워즈'로 재해석한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를 위해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말레이시아 문화를 접목시킨다면 현지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공연 와양쿨릿과 관련해 디즈니는 와양쿨릿 가면을 형상화해 뮤지컬 <라이온킹>을 선보인 바 있으며 아디다스는 2021년 와양쿨릿 인형을 새긴 운동화를 출시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내에서도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공연을 기획하며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전통악기인 가믈란을 활용해 블랙핑크의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문화 협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접목은 현지 문화와 어우러지며 재해석되는 한국문화의 가능성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와양쿨릿 인형을 <스타워즈> 등장인물 모티브로 삼은 바 있는 공연 관계자 테암 시앙(Theam Siang) 씨는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와양쿨릿 공연을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 공개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문화가 전 세계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Malaysiakini》 (2022. 1. 5). Malaysia has benefitted from AFCP grant since 2001 - US ambassador,
https://www.malaysiakini.com/news/650369

- 《Utusan Malaysia》 (2022. 12. 11). Industri kreatif perlu lonjakan, https://www.utusan.com.my/gaya/hiburan/2022/12/industri-kreatif-perlu-lonjakan/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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