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오후 7시에 보고타세종학당 주최로 온라인 한국문화 특강이 개최됐다. 이번 특강은 지난 2016년 인기리에 방영된 공유,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 <도깨비>를 모티브로 한국 고유의 캐릭터인 도깨비를 통해 한국문화의 특징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번 특강은 총신대학교 호크마교양교육원 이성희 교수가 설계 및 개발 중인 문화 수업의 일부로 인하대학교 다문화융합연구소 문희진 연구원의 강연과 보고타세종학당 양삼일 학당장의 통역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살펴보는 한국의 이야기와 상징 - 출처: 보고타세종학당 페이스북 계정(@InstitutoSejongBogotá) >
주최 측에 의하면 이번 강연은 접수가 시작되고 몇 시간 이내로 신청이 마감됐다. 강연의 인기는 평균 100명 이상이 접속한 상태를 유지하는 높은 참여로도 이어졌다. 콜롬비아에서 본격적인 한류 열풍이 분 시점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약 3년 전으로 체감되는데 6년 전 한국 드라마에 대한 높은 관심이 놀랍기도 했다.
강연은 "한국의 '도깨비'를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도깨비 설화를 담은 책을 통해 도깨비방망이 등을 소개하며 시작했다. 이어 참석자들에게 익숙한 드라마 <도깨비>의 일부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드라마 속에서 나타난 도깨비의 행동을 통해 도깨비의 특징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도깨비를 모티브로 한 상품을 소개하며 우리 생활 속에서 도깨비가 갖는 의미를 소개했다.
<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연에 참여하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강연 형식으로 진행된 행사였지만 강연자와 참석자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인 편인데 이런 성향은 강연 중 문희진 연구원의 질문에 참석자들이 채팅창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참석자 대다수가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서툴지만 한국어로 소통하려는 참석자들도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도깨비의 황금 만드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채팅 - 출처: 통신원 촬영 >
드라마 <도깨비>에서 황금을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를 함께 시청한 후에는 강연자의 요청에 따라 모든 참석자들이 "금 나와라 뚝딱"이라는 문장을 소리 내 따라 하며 주문을 배웠는데 이 과정에서 모두 음소거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모두가 소리 없이 입만 움직이는 다소 웃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저도 취할 때 황금을 만드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제 삶이 끝내줄 텐데요."라며 도깨비 지인을 원하는 재미있는 소망을 채팅창에 드러내기도 했다.
작년의 경우에는 세종문화아카데미가 주로 보고타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온라인 특강은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진행돼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메데인, 칼리 등 보고타 외의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이번 특강에 참여할 수 있었다.
또한 드라마 <도깨비>를 시청한 경험이 없는 참석자들도 이 강연을 듣고 나서 해당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돼 "어디에서 볼 수 있냐?"고 묻기도 하고 "이 드라마가 원작이 있는지", 혹은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룬 또 다른 드라마나 도서의 존재"에 관해 질문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통해 드라마 속 한국문화를 다룬 강의나 또 다른 문화콘텐츠로의 연계 등 선순환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인기 높은 드라마나 케이팝을 제외하고는 스페인어로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는 적은 편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출판을 포함한 한류 콘텐츠산업과 음식, 뷰티, 패션 등의 한류 유관산업까지 스페인어로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이 닦이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보고타세종학당 페이스북 계정(@InstitutoSejongBogot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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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현) EBS 글로벌 리포터 (콜롬비아, 메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