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캐나다에 전해진 최초의 K-아트, 기산 김준근 회화전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2.21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지난 1월 26일 '첫만남: 기산 풍속화에 그려진 화려한 한국' 전시 개막이 있었다. 주캐나다한국문화원, 주캐나다한국대사관, 해외문화홍보원 그리고 캐나다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이 공동 주최하고 국립민속박물관과 독일 함브루크 로덴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MARKK)이 후원한 이번 전시는 오는 3월 31일까지 주캐나다한국문화원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 기산 김준근 회화전 홍보 포스터 - 출처: 주캐나다한국문화원 제공 >

<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 기산 김준근 회화전 홍보 포스터 - 출처: 주캐나다한국문화원 제공 >


한국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19세기 말 캐나다 사람들은 한국과 한국문화를 어떻게 접할 수 있었을까? 한국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과 글, 그리고 그림과 사진을통해 접하지 않았을까? 캐나다인이 캐나다 대중에게 조선의 문화를 처음으로 소개했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기산 김준근의 작품 전시는 양국 문화교류의 시작점을 보여준다.


< 기산 김준근 회화전 내부 - 출처: 한희연 교수 제공 >

< 기산 김준근 회화전 내부 - 출처: 한희연 교수 제공 >


1800년대 말 한국에 온 최초의 캐나다인 선교사 제임스 게일(James Gale)은 개화기 사회 및 교육 운동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구운몽>, <춘향전> 등과 같은 한국의 문학 작품과 역사를 서구에 소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캐나다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시각 자료가 필요했던 제임스 게일에게 조선의 일상 문화를 그리던 기산의 작품은 안성맞춤이었다.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이 소장한 컬렉션은 기산 작품 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1미터가 넘는다. 한 장씩 뒤로 넘길 수 있도록 긴 막대가 달려 있고 작품 설명을 위한 제임스 게일 필체의 영어 메모가 하단에 기록돼 있어 프레젠테이션용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기산의 작품을 통해 19세기 캐나다인들에게 한국문화가 전달됐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된 작품은 제임스 게일이 캐나다로 가져왔다가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에 기증한 기산 김준근의 28작품 중 17점과 더불어, 기산 김준근의 그림 42점이 삽화로 포함된 <천로역정>의 한국어 원본이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산 김준근의 작품뿐만 아니라 각 작품들과 연결된 한국 물품 전시를 병행했다. 갓을 만드는 장면이 있는 기산의 작품 옆에는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에 소장돼 있던 한국 모자 3종류와 신발이 그려져 있는 작품 옆에는 짚신, 나막신을 비롯한 신발 5종류도 함께 전시됐다.

지난 26일 전시 개막전에는 캐나다 정치, 경제,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관계자 70여 명이 참여해 캐나다와 한국의 수교 60주년을 축하했다. 그리고 윌프리드로리에대학교(Wilfrid Laurier University) 역사학과 한희연 교수와 큐레이터 권성연 박사의 강연이 있었다. 한희연 교수는 본인이 제임스 게일이 되고 참가자들이 19세기 캐나다인이 돼 한국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기산의 작품을 소개했다. 권성연 박사는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의 한국 유물과 다음 세대에 이어져야 할 한국관의 비전에 대한 통찰을 전달했다.


< 개막전에서 한희연 교수의 강연 - 출처: 한희연 교수 제공 >

< 개막전에서 한희연 교수의 강연 - 출처: 한희연 교수 제공 >


한희연 교수는 "기산의 작품 중 '성냥 만들기(Making Match)'라는 것이 있다. 당시는 일본 성냥이 대량으로 들어오던 시기였는데 한국 방식의 수공업으로서의 성냥에 주목하고 이를 해외에 알리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농사, 수렵, 행상, 수공예 등 당시 한국의 다채로운 일상을 선보인 이번 전시를 관람한 캐나다인들은 "한국과 캐나다의 오랜 우정이 예술을 통해 표현됐으며 두 나라의 역사와 당시의 시대적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1800년대 말 캐나다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양국의 만남은 최초의 K-아트 기산의 작품을 통해 다시 캐나다 대중에게 이어졌다. 올해 한국과 캐나다 공식 수교 60년을 축하하며 전시된 기산의 작품은 이렇게 오래된 양국의 뿌리 깊은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다. 2023년 다양한 6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교류가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 주캐나다한국문화원 제공
- 한희연 교수 제공





고한나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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