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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르어로 한국을 기록한 타타르스탄의 민족 작가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의 발견
구분
문화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2.27

타타르어로 한국을 기록한 타타르스탄의 민족 작가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Нури Газиз Арсланов)의 발견

- 소비에트 해체 이전의 타타르어로 기록된 한국어/학 기록물을 따라서(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

우리와도 무척이나 흡사한 타타르민족의 정서, "집을 사지 말고 친구를 사라"(튀르크 속담)


카잔연방대학교 국제관계대학의 박사과정생이며 튀르크어 문학 번역가인 나에게 튀르크어인 타타르어와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타타르스탄'은 지역전문가로서 연구의 대상이고 경험의 무대다. 관공서, 병원 등에서 외국인 내가 지배자의 언어가 아닌 그들의 언어 타타르어로 인사라도 한마디 할 때면 너도나도 서로 도와준다. 튀르크 민족의 오랜 속담에는 '집을 사지 말고 친구를 사라'는 말이 있는데, 타타르스탄에서 타타르어를 사용하면 그야말로 가족 이상의 형제(가르데쉬 Kardeş)의 愛를 얻는다고 비유해도 될 정도로 마음을 얻게 된다. 이웃 문화가 있는 튀르크 특유의 문화는 언어에도 스며들어있고, 이는 우리의 정서와도 무척이나 흡사하다.


[타타르스탄 전경]

[타타르스탄 전경]


독자적인 타타르어와 문학을 가지고 있는 타타르 민족의 나라, 타타르스탄공화국
타타르 민족은 튀르크계 민족 중 하나로 오래전부터 튀르크어족인 타타르어를 사용한다. 오스만튀르크제국과 흑해를 사이에 두고 교역이 진행된 크림타타르(크림반도)와 아제리(現 아제르바이잔)가 점차 터키(現 튀르키예)와 언어적으로 상당히 가까워진 것에 반해 카잔타타르는 대단히 독자적인 언어문화를 가지고 있다. 카잔타타르(Kazan Tatar) 민족은 카잔타타르어로 자신만의 문학, 문화, 문헌 기록학을 꽃피웠다. 즉, 카잔의 동방학 자료는 오래전부터 기록하고 보관해온 카잔타타르 민족 자신의 족보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오늘날에는 사료 상당수가 현재 카잔의 타타르스탄국립도서관(Татарстан Республикасы Милли китапханәсе, 따따르스탄 리퍼블리카스는 밀리 키탑하네세), 카잔연방대학교(Казан федераль университеты, 카잔 페데랄 유니베르시떼뜨), 세계타타르협회(Бөтендөнья татар конгрессы, 뷰튠듄야 따따르 콘글레스) 및 러시아 내 연방 문서 보관서 등 카잔의 여러 곳에 보관 중이다.


[튀르키예공화국과 타타르스탄공화국 공동 연구로 편찬한 "카잔 타타르어 대사전", 저자: 무스타파 요네르(Mustafa Öner, 튀르크 언어학자, 타타르학자, 튀르키예 에게대학교 (Ege University) 교수)]

[튀르키예공화국과 타타르스탄공화국 공동 연구로 편찬한 "카잔 타타르어 대사전", 저자: 무스타파 요네르(Mustafa Öner, 튀르크 언어학자, 타타르학자, 튀르키예 에게대학교 (Ege University) 교수)]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에서 타타르어로 쓰인 한국학, 한국어 자료를 찾아서
카잔에는 동방학 중에서도 어떠한 한국과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이중 어떤 자료들을 공개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타타르스탄국립도서관을 찾았다. 특히 타타르어로 쓰였거나 기록한 한국과 관련된 자료가 있는지 궁금했다. 도서관의 자료 검색층에서 'Korean', 'Корея', 'Кореи', 'Корея Теле' 등 영어, 타타르어, 러시아어로 한국과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하며 자료를 찾아보았다. 역시나 동방학의 중심지 카잔답게 상당히 많은 자료가 검색되었고, 책장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 중에서도 오늘은 눈에 띄는 자료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는 자료는 1991년 이전 소비에트연방에서 출판된 출판물 중 개별 ISBN이 부여되어 있고 공개된 자료 중에서 선정했다.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외관]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외관]


한국을 노래한 시인,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Нури Газиз Арсланов)와 한국 시집과 한국 민담집에 대해서


[(왼) 시집, (중) 한국의 전설집, (오)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

[(왼) 시집, (중) 한국의 전설집, (오)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


Якты юл : шигырьләр, җырлар һәм поэмалар / Н. Арсланов ; мөх. Ә. З. Давыдов .— Казан : Таткнигоиздат, 1954 .— 196 б. — Эчт.: Мәхәббәт; Рус кызы; Ай Хян белән Ли; Корея гөле
타타르의 민족시인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Нури Газиз Арсланов/ 러시아어 이름 Нури Газизович Арсланов)가 타타르어로 쓴 시집이다. 1954년 초판 되었는데, 시의 제목 중 '한국의 꽃(Корея гөле)'이라는 시가 타타르어로 쓰여있다. 1951년 발표된 시이다.

흥미롭게도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는 '한국'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의 시를 여러 편 발표한다. 타타르스탄 공화국 전자 백과사전 Tatarica 홈페이지(https://tatarica.org/ru)에서 그의 생애에 관해 검색해보니 1912년 카자흐스탄에서 출생한 그는 1931년 카잔 예술 대학을 졸업 후 1931년부터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서 예술 교사이자 예술가로 지냈다. 1939~40년의 소비에트-핀란드 전쟁에 참전했다. 참전 직후 초기 작품은 주로 전쟁과 조국 수호가 주제였지만 참전 이후 다시 예술인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중앙아시아와 극동지역의 신화, 민속, 구전문학의 재해석으로 시의 주제가 바뀌었다.(https://tatarica.org/ru/razdely/kultura/literatura/personalii/arslanov-nuri-gazizovich)

Арсланов, Нури. Яшьлек чишмәсе : легендалар һәм поэмалар / Н. Арсланов ; ред. Х. Камалов ; тышл. рәс. В. Карамышев .— Казан : Таткнигоиздат, 1957 .— 39 б. — Эчт.: Яшьлек чишмәсе : тау халыклары легендасы; Ай Хян белән Ли : Корея легендасы; Көзге : халык әкияте; Давыл кызы : Корея легендасы; Рәссам : Ерак Көнчыгыш әкияте һ. б. — Оглавление.
이 또한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가 집필한 책으로 1957년에 출판되었다. 한국의 전설(민담)이 타타르어로 담겨있다. 이 책은 내용보다 목차의 제목이 상당히 흥미를 끈다.


[한국 민담집의 목차]

[한국 민담집의 목차]


목차 중에는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여럿 있었다. '바람', '젊음을 주는 샘물', '거울' 등 제목이 '한국의 구전 전설'로 적혀있다. 그리고 책의 목차 마지막 제목은 '한국의 꽃: 무용가 안성희에게 바친다]인데, 안성희는 평양의 전설의 무용수 최승희의 딸로 알려진 무용가가 아닌가. 타타르의 민족시인에게 안성희가 어떤 존재였길래 그는 그녀를 위한 시를 썼던 것인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타타르어로 쓰인 한국학, 한국어 도서와 러시아어로 기록된 동방학 기록 도서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의 두 권의 저서 외에도 타타르스탄 국립도서관에는 눈에 띄는 동방학의 지역조사연구서와 타타르어로 쓰인 [Корея әкиятләре](한국의 동화), [Корея хикәяләре](한국문학)까지 총 3권의 책이 있었다.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내 타타르어 서적 보관소]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내 타타르어 서적 보관소]


Корея әкиятләре(한국의 동화)
Корея әкиятләре / Ф.Хатипов тәрҗ. — Казан : Таткнигоиздат, 1954 .— 84б. : рәс.б-н .— Урта яшьтәге мәкт.балалары өчен .— 1-05.
이 책은 한국의 구전 전래동화를 타타르어로 출판한 책이다. 1954년에 출판된 책인데, 한국어로 구전되어온 전래동화를 타타르어로 번역하여 기록했다.

Корея хикәяләре (한국 문학)
Корея хикәяләре / ред. Ф. Г. Гайнанова ; төз. Н. Г. Юзеев .— Казан : Таткнигоиздат, 1954 .— 188 б. — Коллекция А. Каримуллина .— 4-30.
이 책은 1954년에 출판된 책으로 책의 제목은 "한국 문학"이다.


['고대 중앙아시아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에 대한 정보 수집 분석집' 외관]

['고대 중앙아시아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에 대한 정보 수집 분석집' 외관]


Собрание сведений о народах,обитавших в Средней Азии в древние времена / ред.текста,вступит.ст.и коммент.А.Н.Бернштама и Н.В.Кюнера.
Т.2,Ч.2: Маньчжурия,Корея и Япония;Ч.3. Средняя Азия и Восточный Туркестан .— М. ; Л. : Изд-во Акад.наук СССР, 1950 .— 335с. : ил. — 24-00.
[고대 중앙아시아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에 대한 정보 수집 분석집]이란 제목의 서적이다. 1950년에 출판되었으며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1권: 투르키스탄(오늘날의 카자흐스탄지역)", "제2권: 역사, 만주 지역, 한국, 일본", "제3권: 고대 세계"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에는 2016년 5월 16일부터 일반에 공개 중이다. 러시아어로 출판되었다.


[과거와 현재의 기록물이 공존하는 공간, 타타르스탄국립도서관]

[과거와 현재의 기록물이 공존하는 공간, 타타르스탄국립도서관]


튀르크 지역 전문가로 남은 아쉬움과 튀르크어 문학 번역가로의 숙제
타타르어와 터키어(튀르키예어)를 다루는 튀르크어 문학 번역가로서 튀르크어인 타타르어로 쓰인 한국에 관한 오래된 도서 등의 자료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지금도 부끄럽다. 직접 찾아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자료였고, 그렇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 타타르스탄의 타타르 문인으로서 활동했던 누리 가지즈 아르슬로프(Нури Газиз Арсланов)에 대해서도, 그리고 작가가 한국을 노래하고 기록한 이유에 대해서도 모든 것이 궁금하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기쁨은 이 세상 형용사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황홀함과 두근거림을 느끼는데, 지금이 그렇다.

카잔연방대학교 국제관계대학 박사과정에서 타타르스탄의 지역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동안, 튀르크어 전문 번역가로서 발굴되지 못한 타타르어로 쓰인 한국 또는 한국과 관련된 자료를 찾고, 연구하고, 한국어로 번역 후 출판하여 타타르스탄 내에서 한국학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해보고 싶다는 생각, 학자의 길과 두근거림. 꿈이 생겼다.


[타타르스탄 국립도서관 고서 서지 목록]

[타타르스탄 국립도서관 고서 서지 목록]


방문지 정보
ТАТАРСТАН РЕСПУБЛИКАСЫ МИЛЛИ КИТАПХАНӘСЕ(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주소: 420015, Татарстан, Казан шәһәре, Пушкин ур., 86 йорт
전화번호: (843) 222-82-85
이메일: Director.Nbrt@tatar.ru
홈페이지: https://kitaphane.tatarstan.ru/tat/

사진 출처: 직접 촬영, 타타르스탄공화국 문학원,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도서관





강경민
 러시아 강경민
 따따르한글학교 교사
  KBS글로벌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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