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미국의 World Language Program과 2023년 봄학기 워크숍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2.23

국가들 사이에 의존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탈세계화 여파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글로벌 사회의 인적 물적 교류 자체가 둔화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는 지속해서 가까워지고 있으며 지구의 반대편에 일어난 사건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나 이상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함은 미국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시카고 북쪽의 작은 도시에 있는 레이크 포레스트 고등학교 홈페이지를 보면 학생들이 영어 이외의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사회에서는 하나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보다 나은 의사소통을 위한 필수 요건임을 설명하고 있다. 외국어를 학습한다는 것은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접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며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도 기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외국어와 외국 문화를 통해서 얻는 지식과 능력은 언어 학습자에게 독특한 인지능력이나 분석 능력을 제공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미국 역시 글로벌 사회 공동체의 일부임을 인식하여야 한다는 사실과 글로벌 사회에서 조화롭게 공존하고 경제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지속해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강조하고 있다.


▲ 레이크 포레스트 고등학교 홈페이지(출처: https://www.lakeforestschools.org/Page/204)

▲ 레이크 포레스트 고등학교 홈페이지(출처: https://www.lakeforestschools.org/Page/204)


한편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살고 있는 국가이며 다양한 국가로부터 이민 온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 1세대를 부모로 둔 학생은 이민자가 아닌 부모를 두고 있는 학생에 비해 가정에서 부모와 충분한 대화를 하지 못해 어휘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민자를 부모로 둔 학생의 경우 수학과 과학을 배우는 것 이상으로 그들 부모의 언어 즉 민족 언어(Ethnic Language)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일리노이주의 공립 고등학교에서는 이민자의 자녀가 부모의 언어 혹은 민족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에서 공지한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 민족 언어 혹은 세계 언어(World Language) 코스가 포함되어 있다. 세계언어(World/Foreign Language) 코스는 2028년 학기부터 적용되며 2년간에 걸쳐 2학점을 이수하여야 고등학교 졸업이 가능함을 규정하고 있다.


▲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이수학점 규정(출처: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 https://www.isbe.net/Documents/grad_require.pdf)

▲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이수학점 규정(출처: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 https://www.isbe.net/Documents/grad_require.pdf)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세계 언어 혹은 민족 언어 과정으로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을 배울 수 있는 코스를 학교 내부 프로그램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외국어로 이들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주중의 학교 수업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학생의 숫자가 많지 않은 소수 민족의 언어인 경우, 학생들이 자신들의 민족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은 동일함에도 학교의 예산이나 인력 등의 여건으로 주중의 학교 내부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일리노이주에서는 예외적으로 외부의 민족 학교에서 민족어를 공부하고 적정한 수준에 도달하였음을 인정받으면 고등학교 학점으로 인정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즉 민족 언어 프로그램(Ethnic Language Program)이다. 일리노이주의 경우 2023년 현재 힌두어, 불가리어, 리투아니아어, 헝가리어, 그리스어 등의 언어를 일리노이 주정부에서 승인받은 외부 교육기관에서 학습하는 경우 고등학교의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일리노이주에 있는 40여 개의 교육기관 혹은 민족학교가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등록되어 있다. 즉 일리노이주의 승인을 받은 한글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받으면 자신이 다니고 있는 공립 고등학교의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교사는 최소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있어야 하며 최소 20학기의 학점을 가르친 경험도 있어야 한다. 또한 최소 120시간을 교육하여야 하며 일리노이주의 교육감이 요청하는 경우 학교 브로슈어, 수업 일정, 강의 계획서 및 공식 성적 증명서 등을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어를 위한 일리노이주의 한글학교는 2023년 현재 등록된 곳이 없다. 한글학교를 10년간 꾸준히 다니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생들은 일리노이주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당연히 받을 수 있는 2학점을 받을 기회가 없는 셈이다.


▲일리노이주에 등록된 민족학교와 민족 언어(출처: 인터넷 검색 2023.2.21., https://www.isbe.net/Documents/ethnic-fl-progs.pdf)


▲일리노이주에 등록된 민족학교와 민족 언어(출처: 인터넷 검색 2023.2.21., https://www.isbe.net/Documents/ethnic-fl-progs.pdf)


하상한국학교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비교적 규모가 있는 한글학교임을 자부하고 있는 만큼 2023년에는 고등학생을 위한 한국어반을 개설하여 부근의 재외동포 한국 학생들이 여타 민족학교에서 민족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과 동일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토요일 한글학교 수업에 참여하여 한국어 능력 테스트를 거쳐 일리노이주의 고등학교에서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8월 말 일리노이주 교육위원회에 지원서를 제출하기 위하여 학교 브로슈어, 수업 일정, 강의계획서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학교 워크숍
벌써 2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으므로 2023년 봄학기도 4주 차 수업을 진행하였다. 3월부터 새로 수업에 참여할 교사도 있으며 그동안의 수업 방식에 대하여 토론하기 위하여 전체 교사들이 2월 18일 워크숍을 하게 되었다. 학급을 맡고 있는 교사들은 각자 자신들이 경험한 내용을 발표하였으며 향후 진행할 안건에 대하여도 협의하였다. 재미한국학교 협의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제12회 '백범 김구' 독서감상문 쓰기 대회는 4학년부터 8학년까지 참석할 수 있는 만큼 해당 학급에서 참여할 학생들의 작품을 학급별로 모으기로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의 작품을 모두 모아서 학교에서 단체로 신청하기로 하였다.

또한 재미한국학교 협의회에서 주관하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는 학교의 대표를 뽑기보다는 전체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로 하였다. 또한 함께 모여서 다른 학생들이 한국어로 발표하는 것을 보도록 하는 것도 유익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따라서 하상한국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하고 우수한 학생을 뽑아서 본선 대회에 나가도록 하기로 했다. 3월 4일까지 학생들은 원고를 만들어 담임선생님에게 제출하도록 알림장에 넣기로 하였다. 원고의 양은 2~3분에 발표할 수 있는 양으로 정하였다.

학급별 우수 학생을 뽑자는 의견과 전체 학생을 모아서 우수한 학생을 뽑자는 의견이 있었다. 전체가 모이는 경우 발표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이 장시간 지루하게 느낄 것이라는 의견과 전체 학생이 모이는 곳에서 발표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연습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절충하여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하였다. 학교 내부 행사인 만큼 심사위원은 교사들이 하고 학년별 1, 2, 3등에 상장을 주기로 하였다.


▲ 하상한국학교 워크숍(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2.18. 촬영)

▲ 하상한국학교 워크숍(출처: 하상한국학교 2023.2.18. 촬영)

그동안 학급에 따라서는 한국어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 탓으로 학급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학생들이 있었다. 이 학생들을 위하여 새로 온 선생님이 별도의 교실에서 1시간씩 특별 지도를 하는 것으로 조정하였다. 별도의 클래스를 만들어 4교시 전체를 공부할 경우 나이 차이가 많은 학생들을 한 반에 수용하면 한국어 공부에 흥미를 잃기 쉽다는 점을 감안하여 1시간만 따로 공부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이준수
 미국 이준수
 하상한국학교 교사
 한국전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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