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을 사랑하는 도시,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
구분
문화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2.23

미국 텍사스는 캘리포니아만큼이나 한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주로 여겨집니다.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C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텍사스주 한인 인구는 센서스 조사 역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고, 2023년 현재도 계속해서 한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제가 7년 살았던 포트워스라는 텍사스의 한 도시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한 대학원이 있어 작은 도시에 한인들이 옹기종기 참 많이 모여 살았는데요, 외국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도 한국인이었습니다. 미국인들이 생각하기에도 특별한 것 없는 아주 작은 도시에 한인들이 이민이나 유학을 오니 신기해했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몇 달 전, 남편이 새로운 일터로 옮김에 따라 텍사스의 주요 도시 중 한 곳인 샌안토니오라는 곳에 이사 왔습니다. 샌안토니오는 제가 살았던 포트워스라는 곳에 비해 매우 큰 한인 커뮤니티나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샌안토니오에서 꽤 오래 살고 계신 한 어르신의 말로는 한인 인구가 1만 명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우선 한국학교가 세 군데나 있는 것이 신기했고 한인회관은 물론 한국문화센터, 노인회, 한인회 등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지나가다 보이는 많은 태권도장인데 한인들이 운영하는 곳도 있고, 미국인이 운영하는 곳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도, 외국인도 한국어로 하나 돼요!

앞서 말한 것처럼 샌안토니오에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세 곳 있습니다. 샌안토니오 한국학교, 누리 한국학교, 세종학당이라는 곳입니다. 학교들은 모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여러 행사와 체험을 통해 익히고 배워가고 있습니다. 학교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확고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세계를 훌륭히 이끌어갈 인재로 자라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누리 한국학교는 2021년 가을 개교해 현재 정교사 6명, 보조 교사 6명, 그리고 생활 안전 담당 교사 1명이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있고, 학기당 15주 수업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주말 오전, 3시간의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학생들이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며 이 시간을 통해 한국어에 대한 흥미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한국을 전 세계에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는 미래 글로벌 리더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샌안토니오 세 곳의 한국어 학교 중 흥미롭게 보게 된 곳이 세종학당입니다. 적지 않은 미국의 도시에서 한국학교 내 회화반을 유료로 운영하며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와 한식이나 영화, 전통악기 체험 정도의 기회를 주는 것을 봐왔는데 샌안토니오 세종학당을 보니 외국인들만을 위한 무료 수업을 학기마다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샌안토니오 세종학당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세종학당 재단에서 2020년에 신규 세종학당으로 지정되었으며 샌안토니오 지역 사회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총 13개의 강좌에 156명 등록으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세인트 메리 대학교 캠퍼스 내에 있습니다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활발한 SNS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세종학당 - 사진 출처: 세종학당 SNS]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활발한 SNS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세종학당 - 사진 출처: 세종학당 SNS]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활발한 SNS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세종학당 - 사진 출처: 세종학당 SNS]


샌안토니오 세종학당의 수업은 레벨에 맞는 한국어 1, 2, 3, 4 수업을 기본으로 한국문화, 동양화, 한국전쟁에서의 군의학, 케이팝,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주제의 강좌와 문화 체험을 준비하며, 지속해서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특별 문화 프로그램이 폭넓게 개최되었었는데 '코리안 게임 데이'와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글 마술쇼' 그리고 역사 스토리텔러 선 킴, 케이 팝 아카데미 'SL스튜디오'의 이솔림 원장 등 여러 방문 예술가를 초청해 특강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 종강 때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학기의 과정을 수료한 학생을 대상으로 가족들도 초대해 수료식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겨울 수료식은 수강생들과 가족이 함께 참여한 축제의 장 되었습니다. 케이 팝 댄스 수업의 학생들은 트와이스의 'I Can’t Stop Me'의 노래에 맞추어 특별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샌안토니오 세종학당은 다양한 소재와 방법으로 한국과 한국어를 알리고자 SNS를 통해서도 꾸준히 소통과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만큼이나? 아니 한국보다 더 인기 많은 태권도!
달라스와 포트워스도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포트워스에 7년 살면서 태권도장을 볼 기회는 많지 않았는데요, 샌안토니오에 이사를 오니 오고 가며 보이는 태권도 간판이나 마트에서 종종 보는 'KOREA' 혹은 'TAEKWONDO', '태권도'가 적혀있는 도복을 입은 단장님들의 모습을 마주하면 신기합니다. 태권도에 관심 없던 6살 딸도 태권도를 배우게 해달라고 매일 조를 정도입니다.

많은 태권도장을 보다가 타이거 홍 월드클래스라는 태권도장을 발견했습니다. 타이거 홍 홍준기 관장은 2011년 용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사범 생활을 하다가 2014년 11월에 미국에 와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6년간 사범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2020년 5월 샌안토니오로 이주해 현재 타이거 홍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World Class Taekwondo는 매우 전통 있고 뿌리 깊은, 인성교육과 더불어 진정한 태권도를 추구하는 도장으로 미국 전역에 수많은 도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미 잘 세워진 '월드클래스'라는 도장을 경영할 수 있는 방법과 수업 노하우 등을 전수받을 수 있고 이후엔 자신의 성을 따서 월드클래스 도장을 열게 되는 방식입니다. 월드클래스가 오랜 시간 쌓아온 다양한 경험을 통한 훌륭한 한국 태권도 수업 방식과 정신을 많은 지역에 알릴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타이거 홍 월드클래스 태권도 학생들의 모습 - 사진 출처: 타이거 홍 월드클래스 SNS]

[타이거 홍 월드클래스 태권도 학생들의 모습 - 사진 출처: 타이거 홍 월드클래스 SNS]


저는 태권도는 월드클래스 도장의 목표를 눈여겨보았습니다. 그들의 수업 목적은 많은 외국인과 2세 학생에게 태권도라는 운동만이 아니라 깨끗하고 아름다운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진정한 태권도 수련을 통해 정체성은 물론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하고, 각각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그것이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꿈꿉니다. 월드클래스 태권도의 mission statement는 "Ripple effect"(물결효과= 파급효과)에 기초합니다. 샌안토니오 타이거 홍 월드클래스 태권도 도장 역시 Mission Statement에 기초해 학생들에게 진정한 무술을 지도하고 샌안토니오 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 텍사스에 또 하나의 '광주광역시'
샌안토니오에 이사 왔을 때, 근처 갈만한 곳 없을까 지도를 검색하던 중 '광주의 정자'라는 공원을 발견했습니다. 아무 정보 없이 찾아갔던 공원은 내가 한국에 왔나 싶을 정도로 정겹고 익숙한 느낌의 장소였습니다. 잊고 지내다가 신문에서 발견한 정보, 광주광역시와 샌안토니오는 자매 결연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9월, 광주광역시와 샌안토니오가 자매결연 40주년을 맞아 문화예술을 서로 교류하며 두 도시 간의 친밀함을 더욱 지속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40년이라는 긴 세월이라니 '광주의 정자' 공원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행사를 통해 한식과 광주를 소개하는 사진을 전시하고 샌안토니오 한국문화원(원장 공득희)에서 기념품과 컵라면을 준비해 참석한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샌안토니오에 있는 작은 광주, 광주의 정자 - 사진 출처: 구글맵]

[샌안토니오에 있는 작은 광주, 광주의 정자 - 사진 출처: 구글맵]


샌안토니오의 많은 한인이 다양한 방법과 모습들로 한국을 알리고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보니 이사 온 지 2달 된 저도 벌써 샌안토니오를 각별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오래전, 미군들과의 결혼을 통해 많은 여성이 샌안토니오로 이민을 왔고 이후 자녀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샌안토니오를 지키며 한국의 문화와 힘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기회를 통해 한국을 알리길 응원합니다!





백하영
 미국 백하영
 아리랑TV , KBS 1TV 예능 , 휴먼다큐구성작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