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함께 가며 이웃을 돌아보는 샌안토니오 한인회
구분
사회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3.04.05

미국의 많은 주(state)와 도시마다 한인회가 존재하는데요, 한인회는 고국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많은 교민에게 큰 도움과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때에 따라 각종 행사는 물론 아이, 노인, 여성을 위한 노력이나 특별활동 모임 등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유학생으로 있던 시절, 한인회 임원들이 한인회 행사에 학생들을 꼭 불러서 챙겨주시고 좋은 교재도 나눠주시고 선물도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때로는 호스트로 행사를 돕기도 하고 많은 행사에 손님으로 참여하기도 하면서 이국땅에 살면서 한국인들과 만남을 통해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들었던 텍사스의 한 작은 도시 포트워스 한인회를 떠나 제가 새로 이사 온 텍사스의 샌안토니오는 서울 내 청계천의 모티브였던 리버워크(River Walk)나 역사적 유적인 알라모 요새, 미국 52개 주에서 3개뿐인 초대형 테마파크 씨월드 등 다양한 관광지와 의미 있는 볼거리로 미국 텍사스 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입니다. 사실 근처 오스틴이나 휴스턴, 댈러스 등 텍사스의 대도시들에 비해 세련되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한국인들에게는 큰 매력을 얻어 적지 않은 한인들이 곳곳에 퍼져 사는 것을 금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린애들이 있기 때문에 오자마자 집 주변의 한국학교를 찾아보았고 샌안토니오에 저희 아이가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세 군데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생각난 것은 한국학교가 세 개나 있으면 한인회나 한인회관도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살던 포트워스라는 작은 도시는 한인회가 있었지만, 한인회관이 없어 늘 행사나 임원들의 미팅 때마다 근처 교회나 식당을 빌려 임원들이 모이던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샌안토니오 한인회는 1975년 발족하여 초대 회장 김광수 님을 시작으로 벌써 5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역대 회장님들은 샌안토니오 한인회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깊은 애정과 사명감으로 어떤 시련에도 한인들의 대표로서 커다란 힘이 되어왔을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 한인회관에서 장구 수업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강당과 편의시설 등 아기자기하게 공간들이 갖춰져 있는 한인회관이 집 근처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인회와 한인회관 덕분에 저는 편하게 두 시간 동안 한인회관에서 한국무용가 금인경 선생님께 장구와 북, 한국무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샌안토니오 한인회 이취임식, 샌안토니오와 자매를 맺은 광주를 기념하는 광주의 정자, 사진 출처: 구글

샌안토니오 한인회 이취임식, 샌안토니오와 자매를 맺은 광주를 기념하는 광주의 정자, 사진 출처: 구글

샌안토니오 한인회 이취임식, 샌안토니오와 자매를 맺은 광주를 기념하는 광주의 정자, 사진 출처: 구글


최근 샌안토니오 한인회는 제30대 한인회장으로 회장 김현이 위촉되어 향후 2년간 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현 회장은 취임 인사말로 "2023년을 시작으로 역대 회장님들의 발자취를 토대로 한 단계씩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고 사명감 있는 자세로 한인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 애정이 어린 시선과 많은 관심,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보다 많이 소통하는 한인회가 되겠다. 소통의 시작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잡아 준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당신이 고맙고, 응원한다고 삶이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당신이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무조건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가 먼저 마음과 귀를 열어두고 많이 듣고 느끼며 책임과 배려심으로 관심 두고 돌아보겠다. 어려운 이웃과 노인부터 공경하고 봉사하는 리더십과 신의를 지키는 한인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인회장께서 다 같이 가는 것을 많이 강조하셨는데 특별히 나누고 싶은 점은 최근 한인회에서 삼일절 행사를 진행할 때 우선 어린이들이 주축이 된 삼일절 기념식 행사를 진행한 것을 보고 참 좋았습니다. 삼일절 정신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만세삼창을 학부모와 함께하는 모습에서 한인회의 희망을 떠올렸고 또 한인회 여성 지도자들이(임원, 이사) 한인 커뮤니티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모습과 차세대 어린이들, 여성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 속에서 샌안토니오 한인회가 선후배 한인회 인사들의 조력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한인회의 움직임과 방향은 부모 세대들이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민 사회에서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으며 아이들은 물론 우리 어른들 역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문화와 언어의 다름에서 시작된 불편함이나 어쩌면 불쾌함이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단절이나 어려움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 한인회가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단지 어른들의 모임에서 그치지 않으며 여러 세대를 돌보고 같이 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가길 기대하는 마음이 큽니다.


[샌안토니오 한인회 행사 모습, 사진 출처: 한인회 홈페이지]


[샌안토니오 한인회 행사 모습, 사진 출처: 한인회 홈페이지]

[샌안토니오 한인회 행사 모습, 사진 출처: 한인회 홈페이지]


전 세계의 수많은 한인사회와 한인회는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이 있지만 샌안토니오 한인회는 규모가 크지 않아 정부 지원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듣고 굉장히 안타까웠고 곳곳에서 봉사로 섬김의 이름으로 많은 값진 일을 하는 한인회가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임원들께서 물심양면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뛰고 계시는데 아무쪼록 공평한 정부 지원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회장님의 이야기가 제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헌신'을 발판으로 한인회의 성장을 이룩하자! 먼저는 한인회 임원들이 한목소리를 내자!" 이렇게 겸손한 마음으로 함께 달려가면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샌안토니오 지역에 한인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라난 2, 3세가 군인, 의사, 회계사, 비즈니스 등 다양한 업종의 직업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고 한인 사업체 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한인회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새로운 직장에 따라 샌안토니오로 이사 온 많은 정보가 필요한 교민이나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친구가 되어주는 한인회를 기대합니다.





백하영
 미국 백하영
 아리랑TV , KBS1TV예능 , 휴먼다큐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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