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필리핀 편의점에도 부는 한식 바람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6.28

필리핀 편의점에도 부는 한식 바람


필리핀에서 소매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편의점 부문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필리핀 편의점 매출은 2018년 2,466억 페소(약 5조 9,184억 원)에서 2023년 3,303억 페소(약 7조 9,272억 원)로 5년 사이 33.94%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보통 집 근처에서 소량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이 선호해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곳곳에 널리 퍼져 있는 필리핀식 구멍가게이자 편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리사리(Sari-sari Store)'와 경쟁 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 필리핀 편의점 엉클 존스(Uncle John's) - 출처: 통신원 촬영 >


필리핀에서 편의점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는 1927년 미국에서 시작해 1984년 필리핀에 첫 매장을 낸 세븐일레븐(7-Eleven)이다. 2005년 일본에서 지분을 전량 매입해 세븐일레븐은 일본 회사가 됐으며,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세븐 코퍼레이션(Philippine Seven Corporation)이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필리핀에서 선두를 달린 세븐일레븐은 3,790개가 넘는 매장을 두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세븐일레븐은 다양한 간식, 음료, 즉석식품, 가정용품, 신선식품 등을 판매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문 및 결제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용 할인도 선보인다는 점에서 디지털 친화적이다.


< (좌)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한국 빵, (우)고추장이 든 시오파오(SIOPAO) - 출처: 세븐일레븐 필리핀 홈페이지 >


세븐일레븐 이외에도 필리핀에는 여러 소규모 마트와 편의점들이 있다.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파마트(Alfamart)는 1989년 자카르타에서 시작해 2014년에 필리핀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지난 10년 사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023년 말 기준 필리핀에서 169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00년 필리핀에 진출한 미니스톱(Ministop)은 2022년 9월 필리핀 내 지분을 로빈슨 리테일 홀딩스(Robinsons Retail Holdings, Inc.)에 넘겼다. 로빈슨은 미니스톱을 '엉클 존스(Uncle John's)'로 변경해 영업 중이며 2015년 필리핀에 진출한 로손(Lawson)은 2023년 3월 기준 10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4시간 영업 대신 소규모 마트처럼 운영하는 알파마트를 제외하면 필리핀 편의점 시장은 일본에서 진출한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 CU는 2018년, GS25는 2020년에 필리핀 시장에 진입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CU는 말레이시아와 몽골에서, GS25는 베트남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필리핀에서는 기존 편의점 업계와 경쟁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CU와 GS25에 관한 필리핀 내 기사가 거의 없는 것과 실제 매장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놓고 볼 때 한국에서 건너온 편의점들은 아직 인기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편의점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필리핀 편의점에서 한식의 인기는 매우 높다. 필리핀 편의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작년 7월 '7-Fresh K-Style'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버거(K-Style Plant-based Chicken Burger)와 치즈와 마늘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위한 빵(K-Style Garlic Cream Cheese Bun), 샌드위치(K-Style Egg Drop Sandwich)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필리핀인들이 많이 먹는 시오파오(Siopao) 안에 고추장과 김치를 넣어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콤한 이 제품은 기존에 있던 시오파오와 다른 맛으로 한식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준다.


< (좌)낭만돼지와 세븐일레븐이 협업한 도시락 광고, (우)판매 중인 한식 도시락 - 출처: 통신원 촬영 >


세븐일레븐이 한식을 판매하는 것은 2023년이 처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 필리핀에 진출한 무제한 삼겹살 가게인 '낭만돼지(Romantic Baboy)'와 협업해 치즈가 들어간 삼겹살 도시락과 비빔밥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낭만돼지(Romantic Baboy)'는 2017년 필리핀 시장에 진출해 2024년 5월 기준 42개 지점을 필리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업체다. 한국 업체와 협업함에 따라 필리핀 세븐일레븐에서는 김밥과 잡채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필리핀 편의점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이 다양한 한국 음식을 판매하자 다른 업체들 역시 분주해졌다.


로손은 치즈 삼겹살 덮밥을 비롯해 돼지고기 비빔밥, 양념치킨 도시락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로손 역시 현지화된 비빔밥과 닭고기가 든 도시락을 선보이면서 매출 증대에 한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인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필리핀에서 한국의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식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난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한국 편의점이 필리핀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세븐일레븐 필리핀 홈페이지, https://www.7-eleven.com.ph/


- 《Inquirer.net》 (2023. 7. 20). PH 7-Eleven operator expects 2023 earnings to beat year-ago record, https://business.inquirer.net/411226/ph-7-eleven-operator-expects-2023-earnings-to-beat-year-ago-record


- 《Euromonitor.com》 (2023. 8. 4). The Promise of the Philippines: A Retail Success Story,https://www.euromonitor.com/article/the-promise-of-the-philippines-a-retail-success-story


- 《Philstar.com》 (2024. 4. 9). Alfamart accelerates growth with more aggressive expansion,https://www.philstar.com/business/2024/04/09/2346239/alfamart-accelerates-growth-more-aggressive-expansion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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